2006년 어느날..
참 우연하게도 만났더랫죠 지하철에서...
그녀가 저에게 전화 번호를 물었어요
"저..번호좀 주실수있으세요?'
전 당황스러웠죠
그 사람많은곳에서 번호 달라고 말하다니..
차마 거절하기엔 보는 눈이 너무많아 그냥 번호를 줫드래죠...
사실은 주위의 시선보단 그녀가 이쁘다고해야겠지만 말이에요
그렇게 뻘줌하게 몇 정거장을 더 가고 그녀가 내리는 정거장에
도착했습니다. 그녀는 뭐가 그리 부끄러운지 후다닥 뛰어
가버리더군요. 그렇게 저도 집으로 돌아와서 샤워하고, 티비를
보고있었는데 진동이 울리더군요.
발신자 : 010 xxxx xxxxx
"저기 저 아까 지하철에서 번호 받은사람이에요.."
참 수줍기도 하더군요.. 전 참 세상 살다 번호도 따이다니라고
감격하며 문자를 보냈죠
"아...네"
참 짧고 간결한..하지만 차마 저렇게 말고는 보낼 말이 없는데
어쩌라고... 이미 솔로인생을 20년넘게 살고있는데 여자와의
문자란 참 낯설더군요 그냥 친한 선,후배 여자들, 친한 여자애들
말고는 뭘 해본경험이 없었으니까요.
그렇게 몇통의 신상정보확인(?)문자를 했죠, 그녀는 올해 21살에
대학교 2학년 이라더군요.. 그리고 잠시후에 그녀는 저에게
데이트 신청을 하더군요.. 내일 오후3시 xx공원 앞에서 보자구요
전 흔쾌히 수락했죠 일생일대의 기회다! 이걸 잡아야한다!!
라고 생각하고 침대에 누우니 갖가지 생각이 다 들더군요
내일 뭐입고가지.. 돈은 얼마나 들고가야하나.. 어떤 말을 해야
좋을까.. 참 연애란건 어려운거같아요.
그렇게 다음날이 되어 아침이왔죠. 전 일어나자말자 바로
돈 만원을 들고 근처에 잘한다고 소문난 미용실로 찾아갔죠
"머리 자를려구하는데요 깔끔하게잘라주세요"
뭐 평소에 머리에 신경도 안쓰고 다닌터라.. 거울에 비친
제 머리는 참.. 덥수룩하더군요.
그렇게 머리를 자르고 집으로 돌아와 옷을 고르기 시작했죠..
옷장에 겨울옷이 많이 없던터라 간단한 패딩에 청바지..
누가봐도 참 초라한 대학생모습 이엿겠죠.
그렇게 점심을 먹고.. 떨리고, 설레는 마음을 가다듬고
공원으로 갔죠..
그녀는 분홍색 목도리를 하고, 흰색 점퍼와 청바지를 입었더군요
저와 참 비슷한처지였나봐요. 그렇게 어색하게 서로 인사를 건내고
벤치에 앉아 서로 뻘줌하게 앉아서 바닥을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었죠..그런데 그때 그녀가 저에게 한마디 하더군요
"먼저 번호도 물었는데..남자가 한번쯤은 리드해주면 안돼요?"
네..그래요 전 연애 초보라서 그런건 전혀 몰랐죠 매너,에티켓
전 그래서 대답했죠.
"아..내가 여자랑 데이트하는건 처음이라..하하.."
그녀는 놀랍다는 눈으로 절 쳐다보더니 웃으며 말햇죠
"에이 뻥치지마요! 무슨 처음이에요~ 카사노바 같구만 히히"
하.. 그녀는 절 그때 정말 잘생겼다고 생각했었나봐요
하지만 전혀 외모에 관심도 안주고.. 그저 매일매일을 쳇바퀴 생활
하던 전 제 스스로가보기엔 딱 한심한 꼴이였죠
" 오빠엄청 잘생겼어요! 누가봐도그럴껄요? 이때까지 연애
못해봤다는건 누가봐도 뻥이에요~ 키키"
....그녀는 참 눈이 낮았나봐요
그런 저는 그렇게 하루,이틀이지나고 절 잘생겼다고해준,
사랑해준 그녀와 연애를 시작하게되었습니다.
그렇게 1년,2년.. 매일매일이 너무 즐거웠죠..
같이 여름엔 계곡에 가서 물놀이도 하구요,
밤에 한적한 공원에서 키스두 해보구요...
겨울엔 그녀와 손잡고 눈오는날 시내에서 영화도 보구
맛있는 음식도 먹구요..
그리고 그녀의 집에가서 부모님들께 인사도 드렸구요..
그렇게 정말 이 행복한순간들이 매일매일이어지니
점점..그녀에게 소홀해 지기 시작했죠
그냥 정말 화낼만한 일도아닌데..
그저 그녀가 절 보고싶다며 집 앞 공원으로 나오라는걸
제가 귀찮아서 그냥 문자를 닫아버리고 안나갔죠..
발신자 : 우리꼬맹이♥
"오빠..피곤한가보네 나중에 연락할께"
그렇게 몇 일의 시간이 흘렀을까요?
그녀에게 문자한통, 전화한번안한 제 자신을 탓하며
그녀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지금 거신번호는 없는번호이니 다시 한번 확인해주시고.."
전 그때 깨달았어야 했죠.. 그녀가 왜 절 그때 만나자고 했었는지요
그녀는... 저에게 편지 한통을..남기고 제 곁과 사랑하는 부모님의
곁을 떠났습니다.
네.. 그래요 그녀는 이미 저에게 번호를 가져간..그날 부터 자신이
어떤 상황인지 알았으니까요..
편지를 읽고선 전 몇시간을 울기만 했습니다...
그저 이불을 뒤집어쓰곤 밤이 깊도록 계속 울기만 했죠..
편지의 내용은 이랬습니다.
to..사랑하는 오빠에게
오빠 나야.. 지금 이 편지..내가 죽기전에 써놓은거야..
오빠..정말 제일먼저 미안하단 말부터 하고싶어..
나... 이렇게 죽을걸알고서도 오빠랑 사귄거야..
그때.. 우리 맨처음 만났을때 지하철에서말이야.. 나 그때
병원을 갔다 온 후였어.. 그냥 배가 조금 아프길래..
병원을 가봤더니 위암 말기래... 어떻게 이때까지 아무런 지장없이
생활햇냐고 의사선생님이 그러더라.. 근데..
너무 암이 진행되서.. 손쓸방법이없다고 해서.. 그냥 그렇게
시한부 선고를 받고선 머릿속이 하얘진상태로 집으로 돌아오는
지하철을 탔어..그런데 딱 맞은 편에 숫기없어보이는 대학생한명이
서있더라? 그게 오빠였어.. 난 그렇게 생각했지.. 저 남자..
과연 날 사랑해줄수있을까.. 이런 나라도 사랑해줄수 있을까...
맞아...그래서 그렇게 용기를 내서 오빠한테 번호를 받구..
집으로 돌아와서 문자를 했어..역시 오빠는 내생각대로
딱 연애 초보더라~ 여자랑 문자를 할줄모르는건지 계속
단답만 하더라구.. 그래도 뭐 난 괜찮았어 오빠가 날
사랑해줄수 있을거라 생각했었으니까..
그리고 그렇게 오빠랑.. 정말 즐거운 2년이였어...
정말 내가 이렇게 왜 죽어야 하는지... 집에서 혼자 많이 울기도햇었어
나 이렇게..가버리면 오빠는 어떻게 살까.. 말해야 하는데..
나.. 얼마 안남았다고 꼭 말했어야하는데.. 오빠 미안해...
하지만 괜찮아 내가..죽기전 마지막으로 정말 사랑하는 사람과 연애를
할수있었으니까..
정말.. 이렇게 편지하나만 남겨놓고 떠나버려서 미안해...
말할려고 했는데.. 오빠가 자는건지..문자가 안오길래..그냥 포기했었어..
이제서야 말하는거지만.. 오빠.. 정말..사랑했어..
그리고..미안해
나없이두 밥 꼬박꼬박 잘챙겨먹구.. 다른 여자 생겨서 사귀면.. 나한테 못해준거..
다해주고.. 결혼해서라도 꼭 행복하게 살아줘..
안녕...
그렇게 제 곁을 떠나간..그녀는 제 맘에 영원히 기억될거에요..
사랑해...라고 한마디를 제대로 못해봤지만..
정말 그녀는 저에게 온 천사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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